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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 : 재난은 평등한가?
연구 목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산업체와 확진자수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구로구 콜센터와 물류센터의 경우 밀집된 ‘노동집약형 근무 환경’과 방역수칙에 소홀했던 점이 원인이었으며, 감염이 되어도 생계를 위해 근무를 나가야했던 개개인의 취약성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관악구 방문판매업 관련 확진자 역시 일용직으로 삶을 꾸려온 노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안으로 찾아 나선 것이 “다단계”였던 점이 지적되었다. 이처럼 왜 코로나19는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 먼저 찾아오는가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하여 특정 산업체와 확진자 수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산업 대분류에 따라 시군구별 인구대비 산업체 종사자와 인구대비 확진자수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고, 이후 종교단체나 도소매 판매업체 등 소분류에 따른 구체적인 산업군에 집중해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에 국가통계포털의 ‘전국사업체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감염에 취약하리라 생각되는 특정 산업군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특정 산업군은 다음과 같다.
- 제조업
- 운수 및 창고업
- 교육 서비스업
-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94~96)
- 방문 판매업
- 택배업
- 항공 여객 운송업
- 주점업
-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 사회복지 서비스업
- 개인 간병 및 유사 서비스업
- 종교단체
먼저 전국을 시군구 단위로 나누어 확진자 수 데이터를 모았다. 홈페이지 크롤링 코드 참조
확진자 데이터는 각 시군구 별 홈페이지에서 확보하였다. 국내에서 발병된 코로나 확진자를 중심으로 분석하기 위해 시군구별 해외유입 확진자를 제외하고자 하였으나 시군구 별 해외유입 확진자를 명확히 표기하지 않았고, 확진자의 기록은 15일이 지나면 삭제 되었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할 수 없었다. 결국 데이터 수집의 일관성을 위해 해외유입 확진자를 포함해 분석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인구 대비 산업체 수’와 ‘인구 대비 확진자 수’의 관계, ‘인구 대비 산업체 종사자 수’와 ‘인구 대비 확진자 수’의 관계 그리고 ‘종사자수 대비 산업체 수'와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간의 상관관계와 통계적 유의미도를 측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주목할 만한 상관관계를 보인 결과를 분석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인구 대비 산업체수, 인구 대비 산업체 종사자수, 종사자수 대비 산업체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대분류 산업체는 제조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산업체이다. 특히나 제조업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통계적 유의미도가 0.00으로 종속변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먼저 제조업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든 산업체라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종사자수 대비 산업체수는 해당 산업체에서의 종사자수 밀집도를 측정하기 위한 단위이며, 제조업은 노동특성상 인구 밀도가 높은 산업체에 해당된다. 더불어 제조업은 근본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재택근무 등의 대안이 불가능한 직종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제조업의 특성이 확진자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그 통계적 유의미도 또한 매우 높은 결과를 보인다. 이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직접적으로 지역 감염자들을 다루는 산업체라는 특성을 지니며, 특히나 청도 대남 병원의 사례와 같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확진자수를 높이는 산업체로 작동했다고 본다.
[그림1.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산포도 및 회귀선]
인구 대비 산업체수, 인구 대비 산업체 종사자수, 종사자수 대비 산업체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소분류 산업체는 방문 판매업, 종교 단체,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이다. 특히나 방문 판매업과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의 통계적 유의미도가 0.00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러한 산업체들이 특히나 유의미한 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결과는 실제 한국 사회에서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되었던 일부 사례들, 밀폐되고 환기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을 해야 했던 구로 콜센터 발 집단감염, 신천지와 일부 종교단체 발 집단감염과 방문판매로 감염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서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점인데, 일부 소수의 대형교회를 제외한 나머지 다수의 종교 단체들은 모두 생계를 위해서 자신들의 종교 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방문 판매업과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업종으로서 집단 감염이 되기 쉬운 산업 구조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종합하면, 사회팀에서 가정한 '코로나19는 평등하게 오는가?'에 대한 질문은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으로 대변되는 산업체들 즉, 방문판매업과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종교단체들이 확진자수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한 계층들은 이 자체로도 불안정한 상태에 존재하지만, 재난이 또 다른 위험이 되어 이중고의 위험을 겪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취약 계층이 계속해서 취약하게 되는 저발전의 고리를 세습하게 되며, 극복의 가능성은 점차 더 요원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사태 속에서 취약계층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특별한 조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한다.
시군구별 인구 대비 확진자 수 분석은 시군구별 확진자수를 수집한 데이터와 국가통계포털의 행정구역별 인구 통계를 활용하였으며, 인구 통계의 경우 확진자 수 데이터의 행정구역 구분에 맞춰 전처리했다. 지도 시각화는 장혜식씨의 소스코드를 참고했다.
[그림2. 누적 지역별 인구 대비 확진자 수 시각화]
인구수 대비 확진자 수 상위 순위는 다음과 같다.
- 대구 남구(0.009091999)
- 청도(0.003473751)
- 대구 중구(0.003249496)
- 대구 서구(0.00296426)
- 대구 달서(0.002848741)
- 대구 달성(0.002739748)
- 대구 수성(0.00252606)
- 봉화(0.002299819)
- 경산(0.002245911)
- 의성(0.000866569)
- 예천(0.000841784)
- 인천 남구(0.000107062)
대구 남구의 경우 신천지발 집단 감염이 일어난 지역으로 인구 수 대비 확진자 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된 교회(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 대명로 81)가 대구 남구 소재였다. 신천지발 집단감염에 영향을 받아 인구 대비 확진자 수에서 대구 지역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인구 수 대비 확진자수 비율의 2위를 기록한 지역은 경상남도 청도이다. 국내 첫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한 대남 청도병원이 위치한 지역이다. 전국에서 청도가 인구수 대비 확진자 수 2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집단감염에 취약한 정신병동의 문제를 드러낸다. 청도 대남병원의 5층 정신병동 환자 103명 중 102명이 감염되었으며, 한국의 코로나 평균 치명률이 2.1%(7월 기준)인 것에 비해 대남병원 환자들의 치명률은 7%였다. 또한 국가 통계포털의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의료보장 현황>에 따르면 전체 정신장애인 환자 중 의료 급여를 받는 환자는 전체의 47%였다. 대다수의 경우 초기에는 건강보험자로 병동에 임원하지만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수급자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병동의 의료급여 환자 는 밀집된 온돌식 병동에 입원하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취약계층이다. 참고: [BBC]코로나19 사망자 집중된 청도대남병원에 관해 알려진 사실 4가지
봉화는 푸른요양병원발 집단감염에 영향을 받아 8위를 차지했다. 푸른요양원은 3월 4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전체 입소자와 직원 177명 중 68명이 집단감염됐고 7명이 숨졌다. 요양원 입소자는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로,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뒤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참고: [중앙일보]봉화 푸른요양원, 완치된 7명 첫 '집단 재감염'…보건당국 비상
인천 남구는 이태원 클럽발 보습학원 강사에 의한 n차 감염이 일어났다. 보습학원 강사에 의해 학원을 다니던 고등학생들이 감염되었으며, 남구에서 시작된 감염은 인근 인천 지역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특히 인천에서 감염된 부천 돌잔치 참석자의 경우 택시기사와 사진기사 직업을 겸하고 있었다. 이 사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이 가능한 노동자와 비대면이 불가능한 노동자의 상황 차이를 보여준다.